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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바다 이야기
관리자  -homepage 2006-11-14 15:53:47, 조회 : 3,088, 추천 : 295
주부들이 음식쓰레기를 따로 골라낸 지 대략 2년이 됐다. 이렇게 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 딱 한 군데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주부들은 잘 협조해주고 있다. 그런데 주부들이 공들여 분리배출한 음식쓰레기의 4분의 1은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그럴 거면 뭣 하러 분리수거를 시키나.
음식쓰레기엔 수분이 83% 들어 있다. 처리시설에서 퇴비나 사료를 만들 때 악성 폐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 폐수를 수거업자들이 인천 부산 포항 군산 등의 폐기물 하역부두로 가져가서 운반선에 담아 바다에 뿌리고 있다. 이 양이 작년에 150만?이었다. 음식쓰레기의 절반이 폐수로 나오고, 그 폐수의 절반이 바다에 뿌려진다.

축산폐수도 바다에 갖다 버린다. 원래 이럴 계획이었던 건 아니다. 환경부나 농림부에서 그동안 축산폐수 처리시설을 짓자고 1조5000억원을 써왔다. 하지만 시설의 설계하자 등으로 의도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자 정부가 축산폐수를 바다에 버릴 수 있게 해줬다. 2002년부터 해양투기 업자에게 폐수처리를 맡기는 축산농가엔 배출시설 투자를 면제해준 것이다. 작년의 경우 바다에 뿌린 축산폐수가 275만톤이었다. 전국 270개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하수찌꺼기의 59%인 163만톤도 바다에 버려진다. 하수찌꺼기를 매립하면 톤당 3만7000원, 소각하면 4만4000원이 드는데 바다에 버리면 1만4000원밖에 안 든다. 그 하수찌꺼기엔 세상에 알려진 모든 유해물질이 들어 있다.

런던협약이라는 게 있다.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국가간 약속으로 1972년 체결됐다. 우리나라도 1993년 가입했다. 황당한 건 런던협약에 가입하면서 해양투기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1993년 바다에 버린 쓰레기 양은 100만톤을 조금 넘었다. 그런데 1993년부터 하수찌꺼기도 바다에 버릴 수 있게 규정이 바뀌었다. 해양투기 업자한테 지워지던 사전영향평가 작성, 시험성적서 제출 의무도 면제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바다 투기량은 작년에 993만톤이 됐다. 12년 사이 10배로 는 것이다. 매일 컨테이너 820대 분량의 오물이 군산·울산·포항 앞바다에 뿌려지고 있다.

정부는 런던협약 가입 다음해(1994년)에 환경이 중요하다며 환경처를 환경부로 승격시켰고, 1996년엔 바다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해양수산부를 발족시켰다. 런던협약에 가입하고 환경부처를 승격시키고 해양수산부를 만든 것이 대놓고 바다에 오물을 버리자고 한 일인 것처럼 보인다. 정부 차원의 조직적인 ‘바다 죽이기’가 벌어진 것이다.

설마 우리만 이러겠나 싶은 생각에 해양 전문가에게 ‘중국은 어떠냐’고 물어봤다. 중국은 안 버린다는 것이다. 강이나 해안을 통해 서해로 폐수를 흘려보내고는 있지만 우리처럼 오물을 배에 실어 바다에 뿌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인공위성으로 바다를 찍으면 서해와 동해의 투기 해역이 부옇게 썩어 들어간 모습이 잡힌다. 다른 나라에서도 인공위성으로 그걸 보고 있을 것이다.

바다가 무한한 것 같아 보여도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바다는 유독물질이 농축돼 사람에게 전달되는 길목 역할을 한다. 유독물질이 플랑크톤을 오염시키고, 그 플랑크톤을 작은 물고기가 먹고, 작은 물고기는 큰 물고기가 먹는다. 이 과정을 거쳐서 유독물질은 물고기 몸 속에 바닷물 농도의 수만 배까지 농축된다. 물고기를 많이 먹는 일본 사람들 몸에서 수은 같은 독성물질이 많이 검출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한국인은 일본 사람 다음으로 물고기를 좋아한다. 결국 우리는 우리 밥상에 오물을 뿌려대고 있는 것이다.

- [조선일보] 2006.11.11자, A35 면/ 기고자 한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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